코딩은 죽었는가: 전 구글 CMO의 선언이 우리에게 묻는 진짜 질문
이 뉴스가 중요한 이유는 단 하나다. 코딩을 권하던 사람들 중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구글에서 28세에 20억 달러짜리 제품 라인을 구축한 사람—가 이제 "코딩은 필요 없다"고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커리어 조언이 아니라, 인적 자본의 가치 재편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코딩은 구식이다": 선언의 맥락을 먼저 읽어야 한다
전 구글 CMO 알론 첸(Alon Chen)의 발언은 Fortune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는 12세에 독학으로 코딩을 시작해 15세에 이미 이스라엘 중소기업들을 고객으로 둔 컴퓨터 판매 사업을 운영했고, 이후 구글에서 역대 최연소 CMO 중 한 명이 되었으며, AI 푸드 인텔리전스 기업 Tastewise를 창업해 PepsiCo, Nestlé, Mars 같은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말한다:
"코딩은 구식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필요하지 않아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자원 활용 능력, 그리고 실행력입니다. 더 이상 코드를 작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 Alon Chen, Fortune 인터뷰
이 발언의 근거로 그가 제시한 수치는 명확하다. 마크 저커버그는 AI가 올해 안에 모든 코드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이미 AI가 전체 코드의 30%를 작성하고 있다.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거시경제적 시각: 이것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다
20년간 경제 분석을 해온 내 관점에서, 이 발언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재편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우리는 종종 기술 진보를 "보완적(complementary)"이냐 "대체적(substitutive)"이냐로 분류한다. 지금까지 코딩은 전형적인 보완재였다—AI 도구가 등장해도 여전히 인간 개발자가 필요했다. 그러나 AI가 코드의 30%를 쓰고, 곧 그 비율이 100%에 근접한다면, 코딩 스킬은 보완재에서 대체재로 전환되는 임계점을 넘어서게 된다.
이 전환은 인적 자본 투자의 수익률(ROI)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부모가 자녀에게 코딩 학원을 보내는 행위, 대학이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늘리는 결정, 정부가 'SW 교육 의무화'를 추진하는 정책—이 모든 것이 수익률 재계산을 요구받고 있다.
코스피 시총 5천조 재돌파: '삼전닉스' 2천조의 귀환이 말해주는 것에서 내가 지적했듯, 기술 섹터의 가치 집중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불안정한 구조 위에 서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의 40%를 차지하는 것처럼, 기술 노동시장도 특정 스킬에 지나치게 집중된 구조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었다. 코딩이 바로 그 집중점이었다.
기사가 말하지 않는 것: 창의성의 경제학
첸의 주장에서 기사가 충분히 파고들지 못한 부분이 있다. "창의성이 새로운 코딩"이라는 명제는 매력적이지만, 창의성은 코딩처럼 표준화하거나 측정하기 어렵다는 경제적 함의를 갖는다.
코딩 스킬은 명확한 자격 증명 체계가 있었다. GitHub 포트폴리오, 알고리즘 테스트 점수, 특정 언어 숙련도. 이것들은 노동시장에서 신호(signal)로 기능했다. 그러나 창의성, 자원 활용 능력, 실행력은 어떻게 신호화할 것인가?
IBM 리서치가 "창의적 사고가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밝히고, LinkedIn의 '2026년 부상하는 스킬' 보고서가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적 사고의 수요 급증을 확인했지만, 정작 고용주들이 이를 어떻게 검증하고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시장 메커니즘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Anthropic이 제품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에게 40만 달러를, Netflix가 시니어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에게 최대 120만 달러를 제시하는 사례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것이 전체 창의직군의 임금 구조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이는 여전히 최상위 포지션에 국한된 프리미엄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의 체스판에서 본 교육 투자의 재배치
내가 즐겨 쓰는 표현처럼, 이것은 글로벌 금융의 체스판에서 기물 배치가 바뀌는 순간이다. 지난 20년간 STEM 교육에 대한 공공·민간 투자는 막대했다. 미국, 한국, 중국 모두 코딩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 투자가 이제 수익률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맥킨지의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 밥 스턴펠스가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밝힌 말은 이 맥락에서 더욱 무겁게 읽힌다:
"AI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전에 우선순위를 낮췄던 인문학 전공자들을 창의성의 원천으로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 Bob Sternfels, McKinsey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
맥킨지 같은 기관이 인문학 전공자를 "재발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고급 지식 노동시장의 수요 함수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경제학적 도미노 효과(economic domino effect)는 여기서 시작된다—최고급 컨설팅 펌의 채용 기준이 바뀌면, 대학의 커리큘럼이 바뀌고, 고등학교의 진로 지도가 바뀌고, 부모의 교육 투자 결정이 바뀐다.
Publicis Groupe의 6.4% 성장이 말해주지 않는 것: AI 마케팅 제국의 실제 체력 검진에서 분석했듯, AI 기반 마케팅 서비스가 순매출의 86%를 차지하는 구조적 재편은 광고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이것은 AI가 실행을 담당하고 인간이 전략과 창의성을 담당하는 분업 구조가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지체
교육 관련 보도에서 교사들이 AI 적응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 전환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교육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경제 변화에 후행(lag)한다. 대학 커리큘럼은 5~10년 주기로 바뀌고, 교원 양성 시스템은 그보다 더 느리다. 이 구조적 지체가 만들어내는 미스매치—시장이 원하는 스킬과 교육이 공급하는 스킬 사이의 간극—는 결국 청년 실업과 임금 불평등이라는 거시경제적 비용으로 사회 전체에 전가된다.
첸의 조카 이야기는 이 맥락에서 단순한 성공 일화 이상이다. 15세 소년이 게임 플레이어 프로필을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에서 사고파는 사업을 시작했다—기술 학위도, 투자자도 없이. 이것이 AI 시대의 새로운 창업 문법이다. 플랫폼은 AI가 제공하고, 틈새 시장을 발견하는 눈과 실행하는 의지는 인간이 제공한다.
한국 독자를 위한 특별한 시사점
한국은 이 논의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위치에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도 높은 STEM 교육 시스템 중 하나를 운영해왔고, 코딩 교육 의무화를 국가 정책으로 추진했다. 삼성,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 같은 기업들이 코딩 역량을 핵심 채용 기준으로 삼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AI가 코드의 30%를 쓰고 그 비율이 계속 높아진다면, 코딩 중심의 채용 구조는 재편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의 반도체 산업—내가 이전에 분석한 '삼전닉스' 구조—은 여전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역량을 필요로 하지만, 소프트웨어 코딩 중심의 인적 자본 투자는 수익률 재계산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부모의 관점에서 보면, 자녀를 코딩 학원에 보내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현실적으로 대두된다. 첸의 답은 명쾌하다—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라.
시장은 사회의 거울이다
내가 자주 말하듯, 시장은 사회의 거울이다. 채용 시장에서 "스토리텔러" 언급 구인 공고가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는 LinkedIn의 데이터는, 기업들이 이미 이 전환을 내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예측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가격 신호다.
그렇다고 코딩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은 성급하다. 정확히는, 범용 코딩 스킬의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AI와 협업하여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것이 새로운 기술적 문해력(technical literacy)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스프레드시트가 등장했을 때 회계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회계사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경제 시스템은 교향곡의 악장처럼 움직인다.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것은 STEM 중심 경제의 1악장이 끝나고 창의성·판단력·실행력 중심 경제의 2악장이 시작되는 전환부다. 이 전환부는 언제나 불협화음처럼 들린다—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손실처럼, 새로운 진입자들에게는 기회처럼.
체스판의 비유를 빌리자면, 코딩이라는 강력한 룩(rook)이 AI라는 새로운 기물에 의해 가치가 희석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퀸(queen)에 해당하는 새로운 역량—창의성, 판단력, 실행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그 질문에 먼저 답하는 개인과 사회가, 이 전환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이코노
경제학과 국제금융을 전공한 20년차 경제 칼럼니스트. 글로벌 경제 흐름을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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